2024년 노벨문학상 소설가 '한강' 수상
우리나라 두번째 노벨상(노벨문학상)수상자가 나왔다. 아시아 최초 여성 수상자로 소설가 '한강'이 2024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그녀의 강렬한 시적 산문
“for her intense poetic prose that confronts historical traumas and exposes the fragility of human life”.
https://youtu.be/OnwYMuLL2E0
소설가 '한강'의 biobibliography
이하 노벨상 홈페이지에 게시된 한강의 biobibliography 내용이다.(출처 - https://www.nobelprize.org/)
한강은 1970년 한국 광주에서 태어나 9살에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주했다. 그녀는 문학적 가정에서 자랐으며, 아버지도 저명한 소설가이다. 문학 외에도 그녀는 미술과 음악에 전념했으며, 이는 그녀의 문학 작품 전반에 걸쳐 반영되어 있다.
한강은 1993년 잡지 문학과사회에 여러 편의 시를 발표하며 데뷔했다. 1995년에는 단편집 여수의 사랑을 통해 본격적인 산문 작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소설과 단편소설을 발표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그대의 '차가운 손' (2002)은 한강의 미술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다. 이 책은 여성의 몸을 석고로 본뜨는 데 집착하는 실종된 조각가가 남긴 원고를 재현한 작품으로, 인간 해부학에 대한 탐구와 인물과 경험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다룬다. 책의 말미에는 “삶은 깊은 심연 위에 펼쳐진 얇은 천이고, 우리는 그 위에서 가면을 쓴 곡예사처럼 산다”는 문장이 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강의 국제적 돌파구는 소설 '채식주의자' (2007; The Vegetarian, 2015)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 소설은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인공 영혜가 육식을 거부하면서 일어나는 폭력적인 결과들을 그린다. 영혜의 행동은 남편과 권위적인 아버지에 의해 강제로 거부되고, 그녀의 형부인 비디오 아티스트는 영혜의 수동적인 몸에 집착하며 그녀를 성적으로 착취한다. 결국 그녀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여동생은 그녀를 구하려 하지만 영혜는 점점 더 심한 정신착란 상태에 빠진다. ‘타오르는 나무’는 식물 세계를 상징하는 위험하고 매혹적인 이미지를 통해 이러한 상태를 표현한다.
더 서사적인 소설로는 2010년작 '바람이 분다, 가라'가 있다. 이 소설은 우정과 예술을 다룬 복잡한 작품으로, 상실감과 변화를 향한 갈망이 강하게 드러난다.
한강의 극한 삶에 대한 신체적 공감은 점점 더 격렬해진 은유적 스타일로 강화된다. '희랍어 시간' (2011; Greek Lessons, 2023)은 상처받은 두 인물의 독특한 관계를 매력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여러 트라우마를 겪은 후 말을 잃어버린 젊은 여성이 고대 그리스어를 가르치는 시력을 잃어가는 교사와 연결되며, 그들의 결함에서 연약한 사랑이 피어난다. 이 책은 상실, 친밀감, 언어의 근본적 조건을 아름답게 묵상하는 작품이다.
'소설 소년이 온다' (2014; Human Acts, 2016)에서는 한강의 고향인 광주에서 일어난 1980년의 역사적 사건을 정치적 토대로 삼는다. 이 책은 군부에 의해 살해된 수백 명의 학생들과 민간인들을 다루며, 이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하려는 시도로 역사적 증언 문학에 접근한다. 한강의 문체는 직관적이면서도 간결하며, 죽은 자들의 영혼을 몸에서 분리시켜 자신들의 소멸을 목격하게 함으로써 그 장르의 기대를 벗어난다. 책은 또한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를 연상시키며,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신들을 통해 묻히지 못한 이들을 기리며 인간의 존엄성을 상기시킨다.
'흰'(2016; The White Book, 2017)에서는 다시 한 번 한강의 시적인 스타일이 돋보인다. 이 책은 서사적 자아의 언니가 될 뻔했지만 태어난 지 몇 시간 만에 사망한 사람에게 헌정된 작품으로, 하얀 물체들을 주제로 한 짧은 노트들의 연속을 통해 슬픔을 상징적으로 구성한다. 소설보다는 ‘세속적인 기도문’으로도 묘사되며, 만약 상상 속의 언니가 살아 있었다면 자신이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이유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작품은 죽음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그 하얀 것들 속에서, 그 하얀 것들 모두 속에서 나는 네가 내쉰 마지막 숨을 들이마실 것이다."
2021년의 후기작 '작별하지 않는다'도 주목할 만하다. 이 작품은 1940년대 후반 제주도에서 수만 명의 사람들이 협력자로 의심받아 학살된 사건의 그림자 아래 이야기가 전개된다. 책은 화자가 친구 인선과 함께 학살의 아픔을 공유하는 과정을 다룬다. 이들 두 사람은 사건이 발생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가족들에게 닥친 비극과 관련된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다. 한강은 고통의 이미지를 정확하면서도 응축된 방식으로 표현하며, 과거가 현재에 미치는 영향과 친구들이 이러한 트라우마를 예술적 프로젝트로 변환시키려는 끊임없는 시도를 동시에 그린다. 책 제목은 바로 이 프로젝트에서 유래한다. 작품은 친구 간의 깊은 우정과 유전된 고통을 다루며, 악몽 같은 이미지와 증언 문학의 진실을 전달하려는 성향을 독창적으로 넘나든다.
한강의 작품들은 정신적 고통과 신체적 고통이 이중으로 노출되는 특징을 보이며, 동양적 사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회복하는 인간' (2013)에서는 치유되지 않는 다리 궤양과 주인공이 죽은 여동생과 맺은 고통스러운 관계가 등장한다. 진정한 회복은 이루어지지 않으며, 고통은 일시적인 고통이 아닌 근본적인 실존적 경험으로 다가온다. 채식주의자와 같은 소설에서는 간단한 설명이 제공되지 않는다. 여기서 이탈 행위는 주인공이 침묵한 채 갑작스럽고 폭발적으로 발생하며, 그녀의 행동에는 명확한 이유가 제시되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에우로파' (2012; Europa, 2019)라는 단편소설에서는 남성 화자가 여자로 위장한 상태에서 불가능한 결혼 생활을 떠난 신비로운 여성에게 이끌리게 된다. 그녀가 "만약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면, 인생을 어떻게 살겠느냐?"라는 질문을 했을 때도 화자는 침묵을 유지한다. 여기에는 만족이나 속죄의 여지가 없다.
한강의 문학은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범들을 마주하고, 작품마다 인간 삶의 취약성을 노출한다. 그녀는 신체와 영혼,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성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을 통해 현대 산문에서 혁신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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